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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줄기세포 연구 7년만에 재개…윤리 굴레 벗어난 바이오

일상정보

복지부, 차의과대 체세포복제 연구 조건부 승인
난자 600개 허용, 7년전보다 조건 깐깐…신선한 난자는 검증용으로만 사용 가능
인간복제 막을 윤리관리委 별도 구성





◆ 난치병 치료 새길 열렸다 / 복지부, 차의과대 체세포복제 연구 조건부 승인 ◆


생명윤리 문제로 가로막혔던 체세포 복제 방식의 줄기세포 연구가 7년 만에 다시 시작된다.

황우석 사태 이후 침체기를 걸었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차병원그룹 산하 차의과대학이 제출한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계획을

 11일 조건부 승인했다.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가 정부 승인을 받기는 2009년 차병원이

시도한 연구 이후 7년 만이다. 차의과대학은 체세포 복제 배아에서 줄기세포주를 생산해 

시신경 손상, 뇌졸중, 골연골형성이상 등 난치병 환자의 세포치료에 이용할 계획이다.

 연구기간은 2020년 12월 31일까지다.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란 핵을 제거한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해 배아를 

만들어 줄기세포주를 만들어내는 연구이다.

체세포 복제 방식의 줄기세포 연구는 난치병 치료 목적으로만 연구를 할 수 있고 생명윤리법 

제31조 제4항에 따라 사전에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2005년 황우석 박사가 이 방식의 연구를 시도하다 논문조작 사건에 휘말린 이후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는 난자가 훼손될 수 있고 인간 복제로 이어질 수 있어 생명 윤리에 

맞지 않는다는 종교계 등의 반발로 정부 승인은 물론이고 과학계의 연구 시도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번 승인은 지난 5월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난자 획득이 합법적인지,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인간복제 가능성을 차단하는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하라는 요구를 충족함에 따라 최종 결정됐다. 

정부의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 계획 승인은 한국 줄기세포 연구가 윤리 문제의 굴레를 벗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비록 여전히 비동결 난자(신선한 난자)를 사용한 연구를 승인받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이번 승인에서 인간 복제 등 종교계의 반발을 해소할 수 있는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 이를 잘 준수해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획기적인 질환치료제를

 개발하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한다면 바이오 생명과학 전체 분야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줄기세포 연구의 비동결 난자 연구사용 

금지를 풀 것을 제안했지만 아직 생명윤리법은 개정되지 않은 상태다.

 생명윤리법이 강화된 이후 2009년 차병원은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망막색소상피 세포 치료제 개발을 승인받았지만 세포주 확립이 실패하면서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신선 난자를 통한 연구를 진행해 2014년 

세포주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동률 차의과대 교수 연구팀은 이번 승인을 통해 체세포 복제 배아에서 줄기세포주를

 생산해 시신경 손상, 뇌졸중, 골연골 형성 이상과 같은

 난치병 환자의 세포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5년 동안 600개의 난자를 사용할 계획인데 

이 중에는 비동결 난자 100개도 포함돼 있다.

 100개의 비동결 난자도 신선난자가 아닌 미성숙, 비정상, 수정실패 난자 등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비동결 난자는 세포주를 만드는 데는 사용할 수 없고

 조건을 확인하거나 검증용으로만 사용하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2009년 차병원이 승인을 받아 시도했던 연구보다 조건은 한층 까다로워진 것이다. 

비록 완전한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토대가 마련되지는 못했지만

 인간 복제와 생명 경시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안전판이 마련됐다는 데 

과학계와 의학계는 방점을 찍고 있다.

복지부가 구성하는 차의대체세포복제배아연구관리위원회는 연구 진행 과정에서

 난자 사용 전에 난자 이용 연구 동의서 등이 제대로 작성됐는지 점검하고, 

기관 생명윤리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참관한다.

 또 인간 복제 방지를 위해 연구에 사용된 난자와 배아의 폐기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하도록 

하고 이를 매년 현장점검한다. 배반포기 단계의 난자를 여성의 자궁에 이식해 

인간 복제로 이어지는 것을 감시하기 위한 조치다.

이동욱 복지부 보건산업정책 국장은 "이번 승인을 계기로 희귀 난치병 치료를 위한

 선도적 기술을 확보하려는 과학계의 결실을 기대한다"며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높은 윤리적 기준도 충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 생명과학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지금까지 국내 줄기세포 연구가 성체줄기세포에

 집중돼 있었으나 배아줄기세포는 치료제로서의 잠재력이 높다"며 

"해외에서는 규제를 많이 완화한 만큼 이번 연구로 윤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만으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파미셀 대표도 최근 정부의 규제 개혁과 연구개발(R&D) 혁신 기조가 

바이오산업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며 성체줄기세포는 물론 배아줄기세포 분야에서도

 다양한 난치성 질환 대상의 치료제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